친구야, 나는...... 김 상 미 친구야, 나는 너희들이 좋단다 문 가까이 귀를 너무 바짝 대지 마 때로는 문틈으로 스며드는 바람에 마음 베일 때도 있으니 내가 좋아하는 너희들의 지적 조심성으로 똑 똑 똑 두드리기만 해 그럼 나 문 열어줄게 문 안의 활력 다 보여줄게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렇게 사시사철 뜨겁게 찻물 데워놓을게 우린 자꾸 나이들고 틀 속에 갇힐 때가 잦아지지 반쯤은 눈을 뜬 채 악몽을 꾸기도 하지 산발적인 쾌감을 때문에 아무 곳으로나 칼을 던지기도 하지 그러나 라일락 향기 밑이나 노랗게 은행나무 눈부시게 노래하는 길목에선 꼬옥 손을 잡지 숨지 마 돌아서지 마 당당히 당대의 핏줄답게 함께 걸어가자꾸나 나는 너희들이 좋단다 주머니 속에 꼭꼭 숨긴 은장도 나 빼앗지 않을게 무엇보다도 소중한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