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회귀선 최 삼 용 정북향 아니어도 그쪽 지역에 사는 어느 이에게 내 속 까발리면 가슴 델 불씨 하나 식히며 산다 생각이 닳아서 혀끝에 감기는 언어를 뱉어도 차마 사랑이라 부를 수 없어 자판 커서에서 절뚝거리며 걸어 나온 내 고백은 시라는 이름 빌려 오랜 시간 혼자 아파야 했다 시어가 밴 혀끝은 얼마나 달콤할까? 시가 절여 둔 가슴은 얼마나 황홀할까? 페로몬 향기처럼 시를 달고 사는 그 이름을 내 입에 담는 일이 그리움에 오롯이 중독되는 일이지만 가끔 아플 일을 스스로 선택해도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묵은 얼룩처럼 엇대 비빌 추억 조각을 몸으로 만든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대 없지만 올해도 봄이란 놈은 어김없이 달려와 빈 가지에 닭똥 같은 꽃망울 붉게 매달아 그리움만 왈칵 키우고 여지없이 남쪽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