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금석
장 옥 관
돌.
어떻게 부를까 ' 파랗다'라고만 하면 말하지 않는 것에 불과해 '검푸르다'라면 더 가까운 걸까 그것도 아무것도 말하지 않은 것 흰 접시에 한 이틀쯤 쏟아놓은 잉크빛이라면 좀 더 가까울까
비유의 못 입은 돌은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파랗지만 온전히 파란 것도 아닌,
새벽의 어스름과 사금(砂金)빛 가루가 옆구리에 점점이 묻어 있기도 한
돌,
응결된 슬픔이거나 모세가 걸어간 바닷길이라고 여기는 건 오로지 내 몫의 부지(不知) 문자로 짠 천 입고 춤추는 수피의 영혼 혹은 바람의 넋
'있음'으로 만날 수 밖에 없는
아무리 두드려도 들어가지 못하는 종교 앞에서 침묵할 수 밖에 없는 그 돌
_《사람이 없었다고 한다》(문학동네,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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