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바람아래해수욕장에 뒹구는 말들 [심언주]

초록여신 2008. 5. 18. 13:15

 

 

 

 

 

 

 

 

 

 

뱃살 늘어뜨리고 가다

빠진 구름 떼.

오래전에 사라진 눈, 코

구멍으로 비바람 들락거리는

불가사리 한 쌍

로봇 춤을 추다가

휘적휘적 걷다가

제 발소리에 화들짝

멈춰 서는 갈매기.

볼품없는 아랫도리

애써 가리는 꽃게.

불쑥 손 내밀면

라벤터 한 뭉치 쥐어 주고 싶은 파도.

 

 

장삼포해수욕장에서 고남초교 방향으로 눈둘길 따라가면 뒹구는 말들.

 

 

 

 

 

* 4월아,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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