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어떻게 가고 있는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시간은 몇시인지 캄캄한 칠흑의 밤
앞은 보이지 않고 앞대일 언덕도 아득한데
돛을 잃은 배 한 척 물결에 밀려가는
이 땅은 사분오열 친북 반미로 출렁거리다
끝내 오랜 우방을 밀어내 버리고
이제 어떠한 국난도
우리의 안보 우리가 맡아야 하는
그 누구의 도움도 받을 길 없는 고립무원이 되어 버렸다
이때다 싶게 일본은 미국의 힘을 얻어
숨겨 왔던 침략의 야욕을 드러내어
잠자던 이 땅에 비수를 꽂았다
나는 기억한다 1933년 보통학교 1학년 조선어 시간에
소, 소나무, 소리도 낭랑하게 읽던 우리 국어 교과서를
하루아침에 눈뜨고 빼앗기던 그 슬픈 날을
치욕의 내선일체란 미명 아래
일본어를 국어라고 강압하며 질타하던 통분의 세월을
센진, 센진(鮮人-賤人)이란 조선인 아닌 천민이 되어
우리 아름답던 젊은날을 피눈물로 젖게 하던 치욕의 굴
레들을
10대의 사춘기를 몸빼바지에 머리수건 동여매고
근로보국, 신사 참배, 방공훈련으로 날을 지새고
아버지와 아들들이 징용 징병 학도병으로
기약도 없이 끌려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마침내 가문의 뿌리인 성姓까지 말살하려고
창씨개명에 광분하고
짐승 같은 왜병들에게 고깃덩이 던져주듯
전국의 꽃 같은 처녀들을 줄줄이 끌어갔다
여자 정신대! 생살을 찢는 아픔, 그 아픔
이제 백발이 성성하여 너희 앞에 섰는데
너희는 어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느냐, 사람도 아닌
것들
그 와중에서도 우리는 살아남기 위하여 날마다
쌀배급 석탄배급 소금배급까지, 명절에 한 번
생선 한 토막 고기 한 덩어리 배급받기 위하여
몇시간씩 줄을 서는 치욕을 견디었다
저희들 내지인(內地人-일본인)은 앉아서 마음대로 사먹는
것들을
마침내 어느날 구둣발로 쳐들어와 놋그릇 공출이란
폭력적 수탈로 조석으로 담아 먹던 밥그릇 국그릇 수저
까지 약탈해 가고
조상 대대로 봉제사하던 제기까지 쓸어 갔다.
그 악몽 같은 기억 아직도 생생한데
이 무슨 철면피로 놓친 보물 아깝다고
다시 침탈의 칼날을 들고 일어나는가
저 아름답고 의연한 천년의 역사를 지닌 땅
독도를, 동해의 파수꾼 외로운 수비성守備城 우리의 혼을
오늘 한반도 삼천리 강토가 일어나 절규한다
비록 너희보다 작은 나라지만 작은 고추가 매운 것을 네
가 모른다
꿈꾸지 마라 이 땅의 흙 한 풀 한 포기인들
다시는 너희 발에 더럽히지 않으리니
매국노 이완용 송병준은 이제 없다
지난 세기 저 통한의 국치國恥 씻어내며 씻어내며
수만면 이 땅을 지켜나갈
독도는 살아서 펄펄 뛰는 우리의 혈관이다 심장이다 자
존심이다
우리가 지킨다 7천만이 제 가슴 지키듯 우리가 지킨다
독도여! 아름답고 의연하고 영원하여라
* 내 사랑 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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