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물이고
나는 불이었다
그는 변신의 귀재였고
나는 보호색이 없었다
그는 발라드
나는 헤비메탈이었다
그의 혀는 안개 같은 비밀이었고
나는 남김 없는 누설이었다
그는 세례자였고
나는 유다였다
그는 머금었고
나는 내뿜었다
그는 어시더는 날 찾아냈고
나는 늘 숨었다
오, 극과 극의 동거!
그에겐 그가 없었고
나에겐 나만 있었다
그는 점점 어려지고
나는 점점 늙어 갔다
언제나 그가 졌다
언제나 이긴 거였다
그는 나였지만
나는 그가 아니었다
아니, 나는 그였지만
그는 내가 아니었는지도
물불 가리지 말고 살아 보자 했다
한통속이었다
우리는
* 은하가 은하를 관통하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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