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두 사람을 위한 퍼즐 놀이 [강기원]

초록여신 2011. 1. 21. 10:54

 

 

 

 

 

 

 

 

 

 

 

다 쏟아졌구나

마구 흩뜨려 놓았구나

누가 이랬니

네가

내가

사라진 구름 조각 찾으러

도판 밖으로 나가야겠구나

간신히 끼워 맞춘

우리의 성 속으로

헤집고 들어온 알 수 없는 무늬

우리는 어긋난다

헤집고 들어온 알 수 없는 무늬

우리는 어긋난다

부서진 들판 힘겹게 맞추는 동안

파편들이 자꾸 자리를 바꾼다

세상 속엔 새가

집 밖엔 울타리가

있어야 한다고 누가 가르쳐 주었니

이 퍼즐은 해답지 없는 문제지

누군가

우리 앞에 퍼즐 상자 던지며

다 달라서 꼭 맞아

그 한마디만 믿고

쭈그려 앉았는데

다 같아 보이는

전혀 다른 모서리들

우리는 삐걱거린다

맞출수록 어긋나는

너와 나의 요철

단순하고 복잡한

지루하게 재미있는

멈출 수 없는 퍼즐 맞추기

 

 

 

 

* 은하가 은하를 관통하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