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마음의 준비 [정호승]

초록여신 2011. 1. 27. 12:06

 

 

 

 

 

 

 

 

 

아무래도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이런 말 더이상 함부로 하지 마라

평생 마음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데

어디 가서 만나 손을 잡고 걸어가나

이젠 정말 마음의 준비를 할 때가 됐나봐 오빠

이런 말도 다시는 듣고 싶지 않다

마음에 옷을 입히고 새벽이 되어야만

아버지가 길을 떠나고 눈이 내리나

나는 아직 시든 화분을 품에 안고 젖을 먹인다

너도 이제 그만 마음의 준비를 하거라

어머니는 맷돌에 콩을 갈던 저녁처럼 앉아 하늘을 바라본다

 

 

 

 

* 밥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