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속 깊숙이
침묵의 공간을 내어주고 싶다
침묵이 오래도록 머물 수 있는 곳
엎드려 묵상할 수 있는 곳
허리를 쭉 펴고 앉아 있거나
누워 잠잘 수도 있는 곳
침묵이 낮은 목소리로 말하기도 하고
때로 일어나 노래할 수 있는 곳
스스로 깊어지며 농익어가다가
가끔 은근히 손 내밀기도 하고
편안히 등뼈를 기대고 앉아
제 몸을 스스로 잊어가는 곳
침묵이 마음껏 뒹굴 수 있는 곳을
내 안에 널찌감치 내어주고 싶다
나도 그 안에 들어가
침묵의 몸이 되고 싶다
*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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