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물끄러미 [길상호]

초록여신 2010. 12. 7. 10:48

 

 

 

 

 

 

 

 

 

 

 

물끄러미라는 말

 

 

한 꾸러미 너희들 딱딱한 입처럼 아무 소리도 없는 말

 

 

마른 지느러미처럼 어떤 방향으로도 몸을 틀 수 없는 말

 

 

그물에 걸리는 순간

 

 

물에서 끄집어낸 순간

 

 

덕장의 장대에 걸려서도

 

 

물끄러미,

 

 

겨울바람 비늘 파고들면

 

 

내장도 빼버린 배 속 허기가 조금 느껴지는 말

 

 

아가미 꿰고 있는 새끼줄 때문에

 

 

너를 두고 바다로 되돌아간 그림자 때문에

 

 

보아도 아무것도 볼 수 없는 말

 

 

 

 

* 눈의 심장을 받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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