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아주는 한마디로 경로수(敬老樹)다
혈액순환과 신경통과 중풍 예방에 그만이다
태풍을 고스란히 맞아들이는 어린 명아주, 거센 바람이 똬리를 튼 그 자리가 지팡이 손잡이가 된다 세상에는 태풍을 기다리는 푸나무도 있는 것, 태초부터 지팡이를 꿈꿔온 명아주 이파리들이 은갈치처럼 파닥인다
길을 묻지 마라 허공을 헤아리면 세상 다 아는 것이라고, 명아주 지팡이가 하늘을 가리킨다 먼 바다에서 바람꽃봉오리 하나 소용돌이치는가? 그 태풍의 꽃보라 쪽으로 지팡이의 숨결이 거칠어진다
먼저 풍 맞아본 자가 건네는, 바람의 악수
노인이 문득 걸음을 멈춘다 오래된 바람 두어 줄기가 정수리 밖으로 빠져나간다 바람의 길이 하늘 꼭대기까지 청려장(靑藜杖)으로 내걸린다
*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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