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미산 [박후기]

초록여신 2009. 8. 30. 00:18

 

 

 

 

 

 

 

 

 

 

 

 

지도 깊숙한 곳,

마음 가장 깊은 곳에

미산이 있다

그곳은 강원도의 내면(內面),

미월(未月)*의 사람들이

검은 쌀로 밥을 짓고

물살에 떠내려가는 달빛이

서어나무 소매를 적시는 곳

나는 갈 곳 몰라

불 꺼진 민박에 방을 얻고,

젊은 주인 내외는

버릇없는 개를 타이르며

일찌감치 잠자리에 든다

멍든 개가 물고 간

신발을 찾아

어둠속을 뒤지는 밤,

미산에서는

좁은 개집에서도

으르렁거리며

푸른 별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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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월: 음력 유월.

 

 

 

 

* 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 창비(2009.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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