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물리학
상대성원리
나는 정류장에 서 있고,
정작 떠나보내지 못한 것은
내 마음이었다
안녕이라고 말하던
당신의 일 분이
내겐 한 시간 같았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생의 어느 지점에서 다시
만나게 되더라도 당신은
날 알아볼 수 없으리라
늙고 지친 사랑
이 빠진 턱 우물거리며
폐지 같은 기억들
차곡차곡 저녁 살강에
모으고 있을 것이다
하필,
지구라는 정류장에서 만나
사랑을 하고
한시절
지지 않는 얼룩처럼
불편하게 살다가
어느 순간
울게 되었듯이,
밤의 정전 같은
이별은 그렇게
느닷없이 찾아온다
* 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 / 창비, 2009. 8. 20.
.......
이별이 그렇게 느닷없이 찾아오듯
재회 또한 그렇게 느닷없이 찾아온다.
지지 않는 과거의 얼룩처럼
선명한 기억을 안고,
내 귀는 이제 그 거짓말을 들을 수 없다.
그게 가장 큰 안타까움이 아닐까,
(상대방원리에, 초록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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