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도 길이 있으랴 울 수 없는 마음이여
그러나 흘러감이여
제일 아픈 건 나였어 그래? 그랬니, 아팠겠구나
누군가 꿈꾸고 간 베개에 기대 꿈을 꾼다
꽃을 잡고 우는 마음의 무덤아 몸의 무덤 옆에서
울 때 봄 같은 초경의 계집애들이 천리향 속으로
들어와 이 처 저 처로 헤매인 마음이 되어
나부낀다, 그렇구나! 그렇지만 아닐 수는 없을까
한철 따숩게 쉬긴 그런대로 괜찮았으나
몸은 쉬고 간다만 마음은? 마음은 흐리고 간다만 몸은?
네 품의 꿈. 곧 시간이 되리니 그 품의 문을
누군가 두드린다, 나갈 시간이 되었다고?
오오, 네 품에도 시간이 있어
한 날 낙낙할 때 같이 쓰던 수건이나 챙겨
어느 무덤들 곁에 버려진 꿈처럼 길을 찾아
낙낙한 햇살 아래 꾸벅꾸벅
졸며 있으리라
* 혼자 가는 먼 집, 문학과지성사(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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