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그늘에 서서
하늘에 건너간 꽃가지
그늘에 서서
아득히 하늘길 다녀왔느니,
처음인 듯
이 세상 한번은 살아볼 만한 것이었다
조붓한 골목 돌아
한길 나서서 돌아보느니,
차창에 옛집 스치듯
그 지붕 너머 하늘 스치듯
어느새 어스름 속에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세상에 와서
그런 골목 몇채 걸어나왔느니,
이 세상에 내가 지은 집이란
그 골목 끝에 걸어둔 하늘 몇채인 것이었다
* 무릎 위의 자작나무, 창비(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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