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던 '거리'가 있다
함께였는데 '거리'를 둔다
징글벨이 울리는 '거리'
벚꽃이 혼자 피는 '거리'
넘어올 수 있는 '길'
넘어가지 못하는 '길'
'길'들을 한데 모아
점선을 따라 접는다
실선을 따라 오린다
잘게 자른다
뿌린다
수북이
꽃잎이 지고
두근거림도 수런거림도
낙엽으로 쌓여 썩은
땅 위에
꽃씨들이 풀씨들이
자라
발목을 뒤덮고
허리를 휘감고
마침내는
머리맡까지 우거질 때까지
* 4월아, 미안하다
......
분명 함께 걷던 '거리'가 있었다
함께였는데 '거리'를 둔다
넘어올 수 있지만 넘어오지않는 '거리'
그 '거리'가 자꾸 생겨나 만들어진 '거리'가 만든 '길'
그 '길' 위에 서 있다.
누구의 잘못인가?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을까?
오해, 불신, 배신, 이별, 침묵
등등의 '거리'들이 보인다.
그 '거리'는 또 다른 '길'을 만들고 있다.
자신의 발목을 휘감은,
머리맡까지 우거질 때.
그, 순간을 기다리는가?
그렇다면 너무나 어리석다.
더 늦기 전에 그 '거리의 거리'
그 '거리의 길'을 걷어내 주기를 바란다.
맑음의 오늘, 얼마나 상쾌한지
그 '상쾌함의 거리'를 만들어 보았으면 좋겠다.
그건 자신만이 할 수 있다.
누구 탓이 아니라 모든 것은 자신으로부터, 나로부터 출발한 것이다.
그것을 부정하지 않았으면...
(초록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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