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下에서 月下가 걷던 길도
이 길이었을 것이다.
별이 부서져내리는
파도는 모서리를 바라보면서
당신의 행랑에 채우지 못한
알 수 없는 것들이 모두 空이었다고
자신 있게 일러두었을 것이다.
벚꽃이 피어날 때 짓던 미소가
낙화의 서글픈 이별 앞에서는
슬그미 돌아서서
홀로 행암 가는 길을 따라
진정 아름다움의 눈물을
밤배에 실어보냈으리라.
옳거니,
그 배는 가만히 있지 못하고
물 따라 움직이는 것을
나의 몸 내 맘대로 못 하는 것이
나의 운명인 걸 이제야 알 것 같으니
月下에서 月下가 걷던 길도
내가 걷어차는 이 길이었을 것이다.
* 나는 가끔 진해로 간다,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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