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라고 말하면
우윳빛 속치마 끝단에 레이스가 날리는 듯하다
문을 열고 자꾸 바깥으로 향하는
내 안의 질서가
환한 등불 켠 저 꽃잎 탓,
내가 한 사람을 만나러 진해에 갔을 때
진해는 사람 대신 동동 뜬 삼각형의 섬 하날 내어놓았다
섬이 된 사람
짧은 악수 속에 구겨넣었던 꽃잎의 부피를
그는 알까, 이미
원시(遠視)로 고정되는 거리
바깥에 있는 사람
내 우윳빛 속치마 끝단에 댄 레이스가 날리는 것을
보았던 건 저녁 바다뿐
한 정신이 반사된 섬 둘레에 서면
금강초롱이 댕댕 경전 같은 소릴 내고,
* 나는 가끔 진해로 간다(김종길 외 詩 모음집) / (사)경남시사랑문화인협의회 엮음, 문학동네(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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