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POEM

휘어진 길 [이윤학]

초록여신 2005. 9. 4. 11:29

 

휘어진 길

 

 

 

 

 

 

 

 

 

 

 

 

 

내 마음은

거기까지밖에 보지 못합니다.

내 마음은

거기까지밖에 걷지 못합니다.

내 마음은

거기서부터 진공 상태입니다.

 

휘어진 길을 따라

내 마음도 휘어져

버젓이 튕겨집니다.

 

나는 눈이 멀었습니다.

 

그대가 떠나가고

커브에 오동나무가 서 있습니다.

지금은 베어진 오동나무

보도블록에 덮인 오동나무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보라빗 종들

수백 개 스피커에서

알지 못할 향기가 흐릅니다.

 

질실할 것 같아

눈을 뜨고 맙니다.

 

 

 

 

 

 

 

 

 

- 이윤학, '꽃 막대기와 꽃뱀과 소녀와'(269) 중에서

 

 

 

 

 

 

 

 

* 쨍한 사랑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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