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도 [장석주]

 

독 도

 

 

 

 

 

 

 

 

 

 

 

 

 

너는 바다 한가운데서 웅고한 음악이다

너는 바다 한가운데 펼쳐진 책이다

너는 바다가 피운 두 송이의 꽃봉오리다

너는 바다가 낳은 알이다

 

너의 눈동자에서 하늘이 나오고

너의 심장에서 파도가 나오고

너의 발가락에서 괭이갈매기가 날아오른다

 

동해의 바람과 물너울과 암초들에게

청도요 맷도요 괭이갈매기 재갈매기 큰재갈매기 흰갈매

기 바다쇠오리에게

토대황 갯개미자리 섬갯장대 큰비쑥 땅채송화 돌나물 괭

이밥 개사상자 해국에게

너는 태고의 젖을 물린다

그래서 동해의 바람과 물너울, 모든 조류와 풀들은

한글 자음과 모음을 써서 발음을 한다

 

독도여, 오늘 여기 와서 처음 알았다

너와 내가 같은 모계혈통임을

너의 DNA와 나의 DNA가 같다는 사실을

 

 

 

 

 

 

 

 

 

* 내 사랑 독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