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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독도에게 [이태수]

초록여신 2005. 8. 17. 22:39

 

우리 독도에게

 

 

 

 

 

 

 

 

 

 

 

 

 

한 많은 한반도의 막내 섬,

아득한 예부터 여기 이렇게 떨어져 앉아

바위가 된 채, 바위보다 고고한 우리 독도여.

누가 뭐라고 왜곡해도, 바람 불고 파도가

높고 거칠어도, 오로지 옥빛 하늘 우러러,

바다 멀리 가슴을 열고 앉았다간 서서

아비에게도, 어미 섬을 울릉도에조차

투정 한 번 할 줄 모르는 동도여, 서도여.

다정한 오누이같이, 사랑이 식지 않는 부부처럼

오랜 세월 그냥 그대로라도 얼마나 외로웠으며

할 말인들 끝 간데 있겠니. 차마 입마저 없겠니.

마치 그 크기와 같은 하늘과 바다는 알고,

변함 없이 날아드는 바다제비, 슴새,

괭이갈매기들도 알 만큼은 알고 있으련만,

말을 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들 틈에서,

호시탐탐 옆구리를 건드리거나

복장 터지게 하는 나라, 그런 나라 사람들의

창궐하는 억지와 거짓말 때문에

오죽 숨통이 막히겠니, 참다 참아 그것도 유분수라

차라리 태어날 때처럼 온몸이 터지고 싶어

보이기까지 하겠니. 그렇게까지 보이게 하겠니.

일찍이 삼봉도라 불리고, 우산도, 가지도였다가

독섬, 돌섬이라 독도를 부른 지도 벌써 언제부턴데

코 큰 사람들의 리앙꾸르 암, 호네트 암은 몰라도

다케시마, 마쓰시마는 웬말인지. 도대체

무슨 날도둑 소리,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지.

그 속사정을 검정꽃잎버섯, 보라쓴맛그물버섯,

대청부채, 솔나리, 왜솜다리들도 잘 알고

노랑부리백로, 물범, 금개구리, 수달, 맹꽁이인들

왜 모르고 있으랴만, 시도 때도 없이 떼쓰는

나라 사람들아, 진정 하늘이 두렵지 않고

바다가 무섭지 않니, 독도에게 낯뜨겁지도 않니.

한 많은 한반도의 막내 섬,

아득한 예부터 여기 이렇게 떨어져 앉아

바위가 된 채, 바위보다 고고한 우리 독도여.

하지만 네 곁엔 어미 섬 울릉도가 있고,

아비가 있다. 시마네현이 아니라 경상북도가

눈 뜨고 있으며, 한반도와 세계의 가슴, 한결같이

진실은 한 하늘, 한 바다에 퍼덕이고 있다.

 

 

 

 

 

 

 

 

 

* 내 사랑 독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