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측백나무
박 승
바닥에 넘어진 그림자 길을 넘는다 낮은 계단 밋밋한 시멘트 길 따라 저기 측백 한 그루 서 있다
낯선 아침 허리를 잡고 돌았던 나무 흔들리는 가로등 불빛 이정표처럼 단호한 뿌리
측백은 밤과 낮을 나누지 않는다 도시와 옛것 살갗에 묻힌 채 지나온 커브길 감아올린다
퍼덕이는 사진 속 시절 걸음과 만나는 나무는 가지에 삭아버린 흙 쌓아가며 자라고 있다
가려진 달 솟아 잠긴 눈 궁굴리는 모퉁이 나는 명백하게 알고 있다 나무는 언제고 여기서 돌아가리라는 것을
*스위치백(실천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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