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스위치백[박 승]

초록여신 2017. 12. 8. 12:27

스위치백

  박  승








 뒤로 간다 뒤로 저 산 저 길 저 언덕 올라간다



 기억을 따라 시간을 따라 가난한 햇빛 가난한 잔설 산이 막아둔 길 넘어간다 고지의 차가운 작은 새벽 여인숙에서 간다



 눈물 나는 검은 눈 낮은 방에서 나는 그의 손을 잡는다 새벽의 내리막길 기다리다 마른 그가 누운 바닷가 낡은 집 찾아간다 팔은 줄고 다리는 가날프니



 산의 허리 무엇을 보나 허리에서 눈부신 서리 차기만 한 서리 곁으로 곁으로 시간이 멈추고 다시 세상이 덜컹거릴 때가 올 때 다시 앞으로 구를 때가 올 때 다시 앞으로 나를 굴러야 할 때가 바다의 고장을 떠나 흙의 사람이 되기 전 뒤로 뒤로



*스위치백(실천문학사,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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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백(Switchback)은 고도차가 많이 나는 지역에서 사용하는 철도운행 체계이다. 'Z'자형으로 설치된 철도로, 전진하다가 후진하며 경사를 따라 이동, 다시 전진해 경사를 극복하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과거에 금강선선, 영동선 흥전-나한정 구간에서 운행되던 스위치백이 지금은 그나마 모두 없어졌다고 한다. 기술이 더 발전하고 고속도로가 정비되면서 효율성이 떨어지는 스위치백 방식의 열차 운행이 더 이상 선호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ㅡ해설 한 그루의 측백나무처럼(이정수 문학평론가) p.115~116 일부 인용


~~~

제 고향은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입니다. 청량리에서 시작되어 강릉으로 가는 영동선 중 도계역 가기 전 <스위치백>은 예전 사회 교과서에 나올 정도로 유명한 이름이었답니다. 험악한 산악지형이라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없어 뒤로 후진할 수 밖에 없었던 스위치백이었는데 이제는 그 구간이 사라지고 "추추파크'라는 리조트 시설이 만들어져 관광상품으로 이용되고 있지요.

그곳을 지날 때면 기차에 타고 있던 아이들은 "어,, 와아, 기차가 뒤로 가네" 하면서 얼굴을 비쭉 창문쪽으로 붙여 놀라며 한편으론 좋아했었던 순간들이 떠오릅니다.

그때가 참 좋았었는데~~~


우리 삶에도 스위치백이 있다면? 어디쯤에서 후진하고 싶으신지? 묻고 싶습니다.


추추파크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심포리 일대에 구 영동선 폐선을 활용하여 조성된 철도 테마와 지역의 문화 자원을 중심으로 한 리조트로, 국내 최초의 철도 체험형 리조트이기도 하다. 본래 명칭은 하이원스위치백리조트였으나 발음이 어렵고 용어가 난해하여, 기차를 가리키는 아동어인 ‘칙칙폭폭’의 영어 ‘추추(choo-choo)’에서 착안한 추추파크로 바꾸었다.[1] 추추파크를 운영하는 (주)하이원추추파크는 강원랜드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출자하여 설립되었다.

통리재의 경사를 극복하기 위하여 설치되었던 철도 시설인 스위치백인클라인, 산골터널 등을 활용하여 건설되었다. 스위치백 구간에는 증기 기관차 형태의 관광 열차가 운행하는 스위치백트레인이, 구 심포리역에서부터 이어지던 인클라인 구간에는 약 1km의 인클라인트레인이, 산골터널 구간에는 국내에서 가장 빠른 시속 25km의 레일바이크(레일코스터)가 조성되었다. 이 외에 숙박시설캠핑장 등의 시설을 갖추었다. 또한, 2억만 년 전 고생대에 형성된 심포협곡에는 트레킹 코스가 만들어진다.

-출처:위치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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