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사소한 가난 [박제영]

초록여신 2017. 2. 26. 08:08


사소한 가난

  박 제 영












내 시집 살 돈이 있으면 남의 시집을 산다

딱 그만큼의 가난



택시를 타면 회사 지각이야 면하겠지만 버스를 탄다

딱 그만큼의 가난



선배가 모처럼 소고기 먹자는데, 형 나 소고기 싫어해, 굳이 뭉텅찌개˚에 소주를 마신다

딱 그만큼의 가난



아이들이 바다 가자고 조를 때마다, 미안 아빠가 시간이 없네 대신 일요일에 공지천˚ 가자

딱 그만큼의 가난



아니다 이것은

누군가에게는 죽어도 이루기 힘든 버킷 리스트˚이겠다




 ̄ ̄ ̄

낱말풀이˚

뭉텅찌개:포기김치와 돼지삼겹살을 통째로 넣어 끓이는 찌개, 춘천의 별미 중 하나.

공지천:춘천시 동내면 학곡리에서 발원하여 북쪽으로 흘러 시내를 관통한 후 북한강으로 유입되는 한강수제의 지방하천이다.,

버킷 리스트: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을 적은 목록.



*그런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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