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가난
박 제 영
내 시집 살 돈이 있으면 남의 시집을 산다
딱 그만큼의 가난
택시를 타면 회사 지각이야 면하겠지만 버스를 탄다
딱 그만큼의 가난
선배가 모처럼 소고기 먹자는데, 형 나 소고기 싫어해, 굳이 뭉텅찌개˚에 소주를 마신다
딱 그만큼의 가난
아이들이 바다 가자고 조를 때마다, 미안 아빠가 시간이 없네 대신 일요일에 공지천˚ 가자
딱 그만큼의 가난
아니다 이것은
누군가에게는 죽어도 이루기 힘든 버킷 리스트˚이겠다
 ̄ ̄ ̄
낱말풀이˚
뭉텅찌개:포기김치와 돼지삼겹살을 통째로 넣어 끓이는 찌개, 춘천의 별미 중 하나.
공지천:춘천시 동내면 학곡리에서 발원하여 북쪽으로 흘러 시내를 관통한 후 북한강으로 유입되는 한강수제의 지방하천이다.,
버킷 리스트: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을 적은 목록.
*그런 저녁
'詩다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늦봄 [김남극] (0) | 2017.03.05 |
---|---|
목련나무 [도종환] (0) | 2017.02.26 |
갑옷 [채수옥] (0) | 2017.02.26 |
구름은 얼마? [채수옥] (0) | 2017.02.24 |
노루목고개 [박제영] (0) | 2017.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