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목고개
박 제 영
날이 저물고 달도 지면 거기가 깜깜절벽이 돼불거든
그럼 귀신도 못 넘긴다는 게 노루목고갠˚데
장돌뱅이들은 용케도 넘어오거든
그게 말이지 장돌뱅이들만 아는 별길이 있었어야
그 별길을 따라 넘는다는 거지
근데 젊은 양반이 노루목은 왜 찾는 겨
지금은 노루목고개 업서야
영동고속도로 생기믄서 싹둑 잘렸자녀
별들을 헤아려 캄캄한 노루목고개를 넘었다는
장돌뱅이들 별, 별 이야기로 시끌벅적 했다는
봉평 장터는 이제 없다
노루목고개도 없고 장돌뱅이도 이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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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풀이˚
노루목고개-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에서 허생원이 숨을 헐떡거리며 넘던, 이효석이 봉평과 장평을 오가며 넘어야 했던 고개. 지금은 영동고속도로 건설로 사라짐.
*그런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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