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 1
장 이 지
한 소년이 다른 소년의 얼굴을 감싸 쥐고
귀를 틀어막은 채
눈에서 눈으로 전자 빔을 쏘았지.
다른 소년이 한 소년에게
편지 봉투를 건넨 추운 날에.
다른 소년은 나름대로
오글오글해진 손끝을
들키지 않으려고
필사적이었는데.
오글오글해진 손끝을 보다가
뜯겨진 편지 봉투 생각.
12월은 편선지에 잉크가 스미는,
만상이 겉으로 메마르고
속으로 그렁그렁해지는 달.
손끝은 오글오글해지고
뒤미처 마음자리 그렁그렁해지는.
* 라플란드 우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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