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종시계가 열한 번째 울고 멈춘
응접실에 앉아 유리창을 응시할 때
낯선 토끼, 홍당무 내밀며 말한다
난 달에 살아
이걸 먹고 싶어 여기에 왔어
아주 오랫동안 마카로니만 먹었거든
가끔씩 희고 단 유즙을 뿌려댈 때면
유성은 그것으로 상처투성이 길들을
빨아들이며 무늬를 박아두곤 해
그러면서 황홀한 사라사를 자아내지
오! 날카로운 비수, 첨탑들이
어둠을 찔러대는 건 여전하군
그러나 위대한 밤은 유리조각 같은
발악 따위 아랑곳 않고 빨아들이지
혼자라 외롭겠다고?
외롭지 않으려고 혼자 있는 걸
자, 하나 더 줄게
손에 들려있는 홍당무를
아작, 씹어본다 창밖의 달 속으로
깡충 뛰어 들어가는 토끼가 보인다
* 액션페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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