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붙이기를 하자
산사나무에 사과나무 들이듯
귤나무에 탱자 들이듯
당신 속에 나를
테칼코마니로 마주 보기 말고
간을 심장을 나누어 갖자
하나의 눈동자로 하늘을 보자
당신 날 외면하지 않는다면
상처에 상처를 맞대고
서로 멍드는 일
아니
은하가 은하를 관통하는 일
그러나
맞물리지 않는 우리의 생장점
서로 부르지 않는 부름켜
살덩이가 썩어 가는 이종 이식
꼭 부퉁켜안은 채
무럭무럭 자라난다, 우리는
뇌 속의 종양처럼
* 은하가 은하를 관통하는 밤 / 민음사, 2010.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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