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견딜 수 없네 [정현종]

초록여신 2010. 11. 30. 17:59

 

 

 

 

 

 

 

 

 

 

갈수록 일월(日月)이여,

내 마음 더 여리어져

가는 8월을 견딜 수 없네.

9월도 시월도

견딜 수 없네.

흘러가는 것들을

견딜 수 없네.

사람의 일들

변화와 아픔들을

견딜 수 없네.

있다가 없는 것

보이다 안 보이는 것

견딜 수 없네.

시간을 견딜 수 없네.

시간의 모든 흔적들

그림자들

견딜 수 없네.

모든 흔적은 상흔(傷痕)이니

흐르고 변하는 것들이여

아프고 아픈 것들이여.

 

 

 

 

 

* 견딜 수 없네, 시와시학사|황금이삭.1(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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