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처음 만나던 날
사랑에 빠지지 않으리라
다짐했습니다
소금쟁이처럼,
나는 마음 가는 대로
물 위를 걸어다녔지만
당신은 가끔
파문 같은 미소만
보여줄 뿐이었습니다
가슴으로 만나고 싶었기에
나는 젖은 손발 슬그머니
거두어들였습니다
가슴으로 당신을 만나자마자
나는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물속으로 빠져버렸습니다
두 번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했습니다
* 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 창비(2009)
…
어제 시사랑 정모에서 주페님께서 낭송하신 시입니다.
소금쟁이처럼 마음대로 물 위를 걸어다닐 수는 없지만 파문 같은 미소는 보낼 수 있습니다.
어제의 만남은 가슴으로 느꼈기에 두 번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페님의 시집선물...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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