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소금쟁이 사랑 [박후기]

초록여신 2010. 11. 28. 11:46

 

 

 

 

 

 

 

 

 

 

 

당신을 처음 만나던 날

사랑에 빠지지 않으리라

다짐했습니다

소금쟁이처럼,

나는 마음 가는 대로

물 위를 걸어다녔지만

당신은 가끔

파문 같은 미소만

보여줄 뿐이었습니다

가슴으로 만나고 싶었기에

나는 젖은 손발 슬그머니

거두어들였습니다

가슴으로 당신을 만나자마자

나는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물속으로 빠져버렸습니다

두 번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했습니다

 

 

 

* 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 창비(2009)

 

어제 시사랑 정모에서 주페님께서 낭송하신 시입니다.

소금쟁이처럼 마음대로 물 위를 걸어다닐 수는 없지만 파문 같은 미소는 보낼 수 있습니다.

어제의 만남은 가슴으로 느꼈기에 두 번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페님의 시집선물...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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