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석이라는 돌이 어떤 한 마음을 만나 樂이 되면 편경이라는 악기가 생겨난다
나는 자주 정체 모를 마음에 휘둘려 琴이 되어 사나흘 집 위의 구름을 흩뜨렸다 모으곤 했다
나무를 위에 木공작 다섯이 꽁지깃을 세우고 날개를 펼치고 있는 저 악기처럼
단 한 번도 새가 날아가듯 소리가 멀리 퍼져 나가는 맑은 음색을 펼쳐보지 못했다
그저 슬픔보다 겨우 한 음계 높거나 낮거나 했다 우물 속에 숨겨놓고 떠났다 돌아와 다시 찾을 수도 없는 내 얼굴은,
옥이 樂이 되는 연유를 그저 톱과 모래와 숫돌을 통해서만 알고자 했다
돌의 어디에 樂이 숨어 있는 것인지, 흰 기러기가 떠메고 가는 십이율도 사청성도 헤아리지 못하는 내가
평생토록 연주해야 할 이토록 낮은 음역은
* 좋은시 2010, 삶과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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