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감꽃 [장석남]

초록여신 2010. 9. 17. 21:49

 

 

 

 

 

 

 

 

 

 

 

 

감꽃이 피었다 지는 사이엔

이 세상에 와서 울음 없이 하루를 다 보낼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는 믿을 수가 없다

 

 

감꽃이 저렇게 무명빛인 것을 보면

지나가는 누구나

울음을 청하여올 것만 같다

 

 

감꽃이 피었다 지는 사이는 마당에

무명 차양을 늘인 셈이다

햇빛은 문밖에서 끝까지

숨죽이다 갈 뿐이다

 

 

햇빛이 오고

햇빛이 또 가고

그 오고 가는 여정이

다는 아니어도 감꽃 아래서는

얼핏 보이는 때가 있다

일체가 다 설움을 건너가는 길이다

 

 

 

 

* 젖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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