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날지 못하는 날개는 추억이
아니다 흐린 시야를 더 맑게 하기 위해 너는
공중에 높이 솟구쳤다, 그리고 너는 떨어졌다
차디찬 겨울 강 속으로, 총알이 모멸에 찬
꿈을 짓이겨버리기 전에 구름은 대륙처럼
너를 감싸안으려 했으나, 싸늘한 대기가 몸을
텅 비게 하였다 나는 강 밑바닥에서 서서히 얼어갔다
얼음의 무늬여, 성에처럼 희디흰 날개를
활짝 펴고 영원히 정지해버린 모순이여,
나는 겨울 강의 중심을 향해 걸어갔다
바람은 책장을 넘기듯 머리칼을 쓸어올렸다
찬란한 어제의 헛된 비상을
가슴에 품고서 회한을 짓씹으며,
얼음이 깨져나가는 겨울의 중심 속으로
* 빵냄새를 풍기는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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