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병에 넣어 띄운 소식 [박형준]

초록여신 2010. 9. 4. 10:19

 

 

 

 

 

 

 

 

 

 

내 사랑은 병 속에 넣어 띄운 소식었네

흔들리는 파도의 물굽이에 실려

가닿지 못할 해안을 꿈꾸었네

 

 

지나가는 갈매기가

이 신기로운 물건을 보고

잠시 앉아 있기도 했네

 

 

달 위에서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네

그처럼 알 수 없는 속삭임이

내 안에 살았네

 

 

내 사랑은

산 채로 핀에 꽂힌 나비라네

순간을 채집한 영원을 넣어 띄운 거라네

 

 

병 속에 넣어 띄운 속삭임

달 위에 있네, 지옥의 아가리에 빠진

희미한 미소를 들이마셔다오,

 

 

사랑하는 이여

격랑에

이리저리 떠밀리다

바위틈에 갇혀 죽어가는 이상한 달빛을

 

 

 

 

* 빵냄새를 풍기는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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