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이웃 [이정록]

초록여신 2010. 7. 12. 16:26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으니

두부장수는 종을 흔들지 마시고

행상트럭은 앰프를 꺼주시기 바랍니다

크게 써서 학교 담장에 붙이는 소사 아저씨 뒤통수에다가

담장 옆에 사는 아줌마 아저씨들이 한마디씩 날린다

공일날 운동장 한번 빌려준 적 있어

삼백육십오일 스물네 시간 울어대는

학교 종 한번 꺼달란 적 있어

학교 옆에 사는 사람은 두부도 먹지 말란 거여

꽁치며 갈치며 비린 것 한번 맛볼라치면

버스 타고 장터까지 갔다 오란 거여

차비는 학교에서 내줄 거여 도대체

목숨이 뭔지나 알고 분필 잡는 거여

호박넝쿨 몇개 얹었더니 애들 퇴학시키듯 다 잘라버린 것들이

말 못하는 담벼락 가슴팍에 못질까지 하는 거여

애들이 뭘 보고 배울 거여 이웃이 뭔지

이따위로 가르쳐도 된다는 거여

 

 

*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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