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창(窓) ……· 류인서

초록여신 2010. 5. 8. 10:12

 

 

 

 

 

 

 

 

 

 

 

사월에서 오월로 가는 길목에 작은 창이 나 있다

그 창가에 붉은빛이 서로 다른 꼬마장미 몇 분(盆), 얼굴고양이

타오르는 숲길 하나가 지금 창밖을 지나간다

침목처럼 가로누운 나무 그림자들

길 가장자리 밝은 그늘에 어느 날의 당신이 의자를 놓고 앉아 있다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은 사월과 오월 사이 당신의 숨은 눈, 그 눈 속으로

그림자의 침묵을 밟고 당신을 태운 기차가 지나간다

 

 

 

 

* 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