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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놀이 간다 [장옥관]

초록여신 2010. 4. 1. 10:36

 

 

 

 

 

 

 

 

 

 

 

파꽃 터지듯

객쩍은 농담 한마디에도

벌어진 검은 잇몸 아물어지지 않아

낮술 몇 잔에 불콰해진

차창 속으로 꽃비는 얼굴을 때리고

진해 장복산 힘겨운 봄날을

낡은 전세 관광버스가 기어오른다

비탈진 인생 불어터진 면발처럼

노랫가락은 늘어지고

구를 때마다 발장단 손장단

떪은 생감의 목젓이 저절로 뚫려

한 순배 술잔은 굴러떨어지는

시큼한 쉰내의 햇덩이도 마음에 달라붙어

주름살투성이 갈라진 몸 둥치에

어찌 저 여린 연분홍 춘정이 숨어 있었던가

지치지도 않고 출렁이는 뒤꽁무니

몇 시간째 따라가는 나도

저 힘겨운 한 세월 더불어 건너간다

 

 

 

* 나는 가끔 진해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