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꽃 터지듯
객쩍은 농담 한마디에도
벌어진 검은 잇몸 아물어지지 않아
낮술 몇 잔에 불콰해진
차창 속으로 꽃비는 얼굴을 때리고
진해 장복산 힘겨운 봄날을
낡은 전세 관광버스가 기어오른다
비탈진 인생 불어터진 면발처럼
노랫가락은 늘어지고
구를 때마다 발장단 손장단
떪은 생감의 목젓이 저절로 뚫려
한 순배 술잔은 굴러떨어지는
시큼한 쉰내의 햇덩이도 마음에 달라붙어
주름살투성이 갈라진 몸 둥치에
어찌 저 여린 연분홍 춘정이 숨어 있었던가
지치지도 않고 출렁이는 뒤꽁무니
몇 시간째 따라가는 나도
저 힘겨운 한 세월 더불어 건너간다
* 나는 가끔 진해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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