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딸들이 아들딸들 데리고 와서
홍동백서 과채탕육 조율이시
뒤죽박죽 차례 모시고 성묘하고
찻길 막힌다며 아들딸들 다 몰고
서둘러 떠났어도 하릴없이
길 막히는 길 막히는 아들딸들이
국도로 지방도로 사잇길로 뿔뿔이
서로 전화 때려가며 길 찾는 동안
고향길 잃어버린 혼백들에게
한세상 오도 가도 못 하는 길도 좀 물어보라고
목이 잠긴 어머니 목소리로
산 너머 구름 감기며 추석달 뜬다
* 철들 무렵 / 문학동네, 2009. 7. 27.
.......
고향에 계신 어머니가 많이 편찮으시다는 말에
푸르기만 한 가을하늘을 애써 외면합니다.
두 손 잡아드리고 싶었는데,
곧 기회가 오리라 믿어야겠지요.
고향에 가지 못하신 분들은 꼬옥 안부전화 하시고요.
오고 가시는 고향길 조심 또 조심하세요.
보름달님에게 모든 님들의 건강을 빌겠습니다.
(명절에 더 철들 무렵, 초록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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