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티끌에 대하여 [고은]

초록여신 2009. 10. 4. 09:12

 

 

 

 

 

 

 

 

 

 

 

 

한톨의 티끌이 기억한다

그 누구의 삶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나의 삶을

 

 

한방울의 물이 꿈꾼다

그 웅덩이로

그 바닷가 명사십리

끝나지 않을

나의 삶을

 

 

오늘도 하루가 팍 저문다

내 자유여

한톨의 티끌

한방울의 물로 돌아가더라도

이 세계 이후의 세계 아직 찾지 마라

 

 

 

 

 

 

 

* 허공 / 창비, 2008.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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