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젊은 그대여 [김후란]

초록여신 2009. 5. 17. 04:00

 

 

 

 

 

 

 

 

 

 

청순한 목둘레에

내일을 감고 서 있는 사람

너의 먼 앞날은 아득하고

무한히 뻗어 가는 어딘가로 향해 있다

젊은 그대여

쌓여 가는 추억 속에

말없이 미소 짓는 인생에도

그대여 밝은 날

함께 가자 말하자

귀 기울이자

손때 묻은 문설주

오랜 포도주

세상은 너무나도 할 일 많은 곳이라고

나직이 이르는 그 목소리

지붕 밑 고요한

흔들림이 있는 곳에

 

 

 

 

* 따뜻한 가족, 시학(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