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네 입속에 혀를 밀어넣듯 [고영민]

초록여신 2009. 4. 23. 08:45

 

 

 

 

 

 

 

그동안 저 가지를 지그시 물고 있던 것은

모과의 입이었을까

 

 

네 입속에 혀를 밀어넣듯

나무는 저 노랗고 둥근 입속에 무엇을 집어넣었을까

부드러운 혀였을까

입김이었을까

 

 

가진 것 없이 매달린 내가

너에게로 오래오래 가닿는 길은

축축하고 무른 땅에 떨어져 박히는 것

네 입속에 혀를 밀어넣듯

 

 

거부해도 네 입속에 혀를 밀어넣듯

다시 혀를 밀어넣듯

 

 

 

* 공손한 손

 

 

 

'詩다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태로움을 위한 기도 [복효근]  (0) 2009.04.27
꽃이 졌다는 편지 [장석남]  (0) 2009.04.27
헌 신 [복효근]  (0) 2009.04.23
단편, 봄날은 간다 [이덕규]  (0) 2009.04.23
나에게 기대올 때 [고영민]  (0) 2009.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