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헌 신 [복효근]

초록여신 2009. 4. 23. 08:44

 

 

 

 

 

 

 

내 마음이 그대를 발에 꼭 맞는 신발 같은 거였으면 좋겠다

거친 길 험한 길 딛고 가는 그대 발을 고이 받쳐

길 끝에 안착할 수 있다면

나를 신고 찍은 그대의 족적이 그대 삶이고 내 삶이니

네가 누구냐 물으면

그대 발치수와 발가락모양을 말해주리

끝이 없는 사랑이 어디 있으리

다만 그 끝의 자세가 사랑을 규정해주리니

그대 다시 나를 돌아보거나 말거나

먼 길 함께했다는 흔적이라면

이 발 냄새마저도 따쓰히 보듬고 내가 먼저 낡아서

헌 신, 부디 헌신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 마늘촛불

 

 

 

.......

어디에서든

무엇에서든

헌 신, 부디 헌신으로 남았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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