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게 옷을 갈아입고
꿈의 구장으로 가자.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꿈의 구장으로.
같은 곳을 입은 사람들과
건조하게 손을 잡고
마지막 팬이 되어 응원을 하자.
먼 은하의 별들이 타닥타닥 터질 때
우리는 팝콘을 먹으며
맥주처럼 잠깐씩 흔들리지.
로진백을 만지며
홀로 마운드를 고르고 있는 저 사람을
근사한 사인 볼과 함께
그 사람으로 이해하자.
조명 탑의 마지막 등이 꺼질 때까지
인조 잔디 위를 달리고 있을
저 사람을 단 한 번만
이해하기로 하자.
* 스윙,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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