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꿈의 구장 [여태천]

초록여신 2009. 2. 24. 03:46

 

 

 

 

 

 

 

 

 

 

아무도 모르게 옷을 갈아입고

꿈의 구장으로 가자.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꿈의 구장으로.

 

 

같은 곳을 입은 사람들과

건조하게 손을 잡고

마지막 팬이 되어 응원을 하자.

 

 

먼 은하의 별들이 타닥타닥 터질 때

우리는 팝콘을 먹으며

맥주처럼 잠깐씩 흔들리지.

 

 

로진백을 만지며

홀로 마운드를 고르고 있는 저 사람을

근사한 사인 볼과 함께

그 사람으로 이해하자.

 

 

조명 탑의 마지막 등이 꺼질 때까지

인조 잔디 위를 달리고 있을

저 사람을 단 한 번만

이해하기로 하자.

 

 

 

 

 

 

* 스윙,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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