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따라가다
내 마음의 로시난테를 타고
나이 사십, 세상을 팽개치고
강원도 신작로 길을 따라
걷다 보니 헌 구두 젖은 발로
미친 듯 걷다 보니
푸른 공기 방울 속이다
무슨 맛일까, 무슨 공간일까
내 몸 그 속에 숨다
그 속에서 한숨 자다
히히, 우습다
공기 방울 속에서
바라보는, 사는 꼴이라는 게
그렇다. 공기 한 줌도 안 되는
인생이라는 이름의 짧은 여행
그렇다 우습다
꿈이다, 사는 건 공기 속이다
그런 생각을 하다. 잠이 들었다
그녀의 별 속이다
어느 날 세상을 팽개치고
강원도 산길을 걷다가
한 줌 공기도 안 되는 나를 보았다
그것보다도 더 작은
그래서, 안쓰러운
*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민음사(2003)
.......
인생이라는 이름의 짧은 여행
그렇다 우습다
꿈은 아니다.
세상엔 공짜가 없었다.
현재의 안정 속에 있기까지
우린 얼마나 많은 것을 잃고 버리고 뛰고 달렸던가
늘
갚아야만 하는,
보여지는 삶보다 보여지지 않는 삶이
그래서, 더 안쓰럽다
그런 안쓰러움 속에서도 꼿꼿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
나만의 인생이므로.
오로지 내가 내 삶의 열쇠니까.
아주 작은 나
정말,
이제는 훨훨훨
새처럼 비상하고 싶다
어디든 날아가고 싶다
나를 놓아주기를...
그런 생각 속에서
불면에 당당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또 다시 불면의 밤을 헤매이다, 초록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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