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사람 [박용재]

초록여신 2009. 2. 11. 04:35

 

 

 

 

 

 

 

 

 

 

우리는 어느 별에서 울고 있더냐

내가 사는 별에는 비 오고 바람도 분다마는

네가 사는 별은 햇빛 쨍쨍하더냐

우리는 어느 별에서 웃고 있더냐

늦은 저녁 퇴근길, 꽃향기를 가득 머금은

봄바람을 동무 삼아 집으로 돌아가며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본다

외로이 빛나는 또 다른 나를 바라본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쓸쓸함이 바람처럼 오가고

우리는 오늘 어떤 표정으로 살아 있더냐

만나면 온몸이 따뜻해져 오는 사람

너무 애틋해 눈물이 날 것 같은 사람

아니 미칠 것 같은 사람

그런 사람도 저 하늘의 별이 아니더냐

우리는 모두 어느 별이 아니더냐

사람은 누구나 슬프고도 아름다운

하나의 별이 아니더냐

 

 

 

 

*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민음사(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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