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의 사막을 지나
도시들의 시궁창을 지나
별과 얼음 녹은 진창길을 지나
봄
여름
가을
너덜거리고 찢어진 마음의 끝단이
검고 부드러운 가죽으로 만든 어느 장화 속으로
몰래
기어들어가 있었습니다
그것을 벗기 싫어
밤새 알지 못하는 어느 주홍빛 막사 앞에서
나는 보초를 섰습니다
흠뻑 젖은 외투 위로
가벼운 밤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 현대문학 55주년 기념 연재(월,수, 금 연재) / 한국대표시인 70인 - 시, 사랑에 빠지다
2009. 02.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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