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시인 70인

봄, 양화소록 [조용미]

초록여신 2009. 2. 4. 19:27

 

 

 

 

 

 

 

 

 

 

올봄 하릴없어 옥매 두 그루 심었습니다

 

 

꽃 필 때 보자는 헛된 약속 같은 것이 없는 봄도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군요

 

 

내 사는 곳 근처 개울가의 복사꽃 활짝 피어 봄빛 어지러운데 당신은 잘 지내나요

 

 

나를 내내 붙들고 있는 꽃 핀 복숭아나무는 흰 나비까지 불러들입니다

 

 

당신은 잘 지냅니다

 

 

복사꽃이 지는데 당신은 잘 지냅니다 봄날이 가는데 당신은 잘 지냅니다

 

 

아슬아슬 잘 지냅니다

 

 

가는 봄 휘영하여 홍매 두 그루 또 심어봅니다 나의 뜰에 매화 가득하겠습니다

 

 

 

 

* 현대문학 55주년 기념 연재(월, 수, 금 연재) / 한국대표시인 70인 - 시, 사랑에 빠지다

 

 

   2008. 12. 05.

 

 

 

 

 

'한국대표시인 70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것들 [김종길]  (0) 2009.02.04
섬 [문태준]  (0) 2009.02.04
그 사람은 [신달자]  (0) 2009.02.04
도깨비기둥 [이정록]  (0) 2009.02.04
뺨의 도둑 [장석남]  (0) 2009.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