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별의 죽음 [조용미]

초록여신 2008. 11. 16. 23:11

 

 

 

 

 

 

 

 

 

 

별들도 인간처럼 생로병사를 겪는다 진화한다

죽어가면서 가장 밝은 빛을 발한다

초신성 폭발이다

거대한 폭발로 밤하늘을 빛내며

장렬한 죽음을 맞이한다

지구도 50억 년 뒤에는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그 자리에 다시 새로운 별이 태어나도

진화의 마지막 단계는

여전히 죽음이다

분주하다 우주는 죽음을 맞이하느라 고요할 틈이 없다

격렬하다 우주는

별과 나무와 고래가 들숨과 날숨 사이의

한 호흡에 있다

모든 행성이 발 디딜 데 없는 죽음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린 오래 진화 중이다

 

 

 

 

* 나의 별서에 핀 앵두나무는, 문학과지성사(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