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도 인간처럼 생로병사를 겪는다 진화한다
죽어가면서 가장 밝은 빛을 발한다
초신성 폭발이다
거대한 폭발로 밤하늘을 빛내며
장렬한 죽음을 맞이한다
지구도 50억 년 뒤에는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그 자리에 다시 새로운 별이 태어나도
진화의 마지막 단계는
여전히 죽음이다
분주하다 우주는 죽음을 맞이하느라 고요할 틈이 없다
격렬하다 우주는
별과 나무와 고래가 들숨과 날숨 사이의
한 호흡에 있다
모든 행성이 발 디딜 데 없는 죽음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린 오래 진화 중이다
* 나의 별서에 핀 앵두나무는, 문학과지성사(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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