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나무의 지느러미 [유안진]

초록여신 2008. 11. 18. 10:24

 

 

 

 

 

 

 

 

 

 나무 속에는 세상의 바람이란 바람이 다 들어 있어서, 나무의 피부는 바람결을 닮았지만 나무 그늘은 강물 쪽으로 가장 길어지곤 한다

 

 

 나무에서는 바람 냄새가 풍기지만, 나무 그늘에서는 늘 물비린내만 풍겨난다

 

 

 河口의 강마을에 불이 켜지면, 나무 그늘은 강물만한 물고기가 된다, 밤마실을 간다

 

 

 달밤이면 굽이치는 마법의 길을 가느라고, 닭 울기 전 세 번씩 나무를 배반하기도 한다.

 

 

 

 

* 거짓말로 참말하기, 천년의시작(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