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감자꽃 [양진건]

초록여신 2008. 8. 15. 12:01

 

 

 

 

 

 

 

 

 

 

하늘 아래

첫 고랭지 밭에서

한줌의 꿈처럼 꽃망울 터뜨린

하얀 감자꽃.

나더러 이 먼 길 왜 왔느냐기에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는

꽃말이 하도 고와서

애써 보러 왔노라 했지.

허나 실은

나를 따라달라고 말할

용기 없다보니

당신 꼭 닮은

감자꽃이나 보러 왔던 것이지만.

 

 

 

 

 

* 귀한 매혹, 문학과지성사(2008)

 

 

 

.......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아니, 그러지 마세요. 당신의 마음을 따르십시오"

당신과 그 당신의 당신을 떠올립니다.

사랑은 현재를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현재, 오로지 당신이기에 사랑하는 것.

조건이 따른다면 이미 사랑의 경계를 넘어선 것이라는 나름의 생각을 감자꽃의 꽃말에 빗대어 봅니다.

(감자꽃 꽃말의 새로운 발견 앞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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